해밀러의 스마트한 세상사 :)!!

최근 서울 집값 문제와 수도권 과밀화가 큰 이슈 입니다. 정부는 이에 맞서서 강한 부동산 규제정책과, 공급확대의 투트랙 조치 등 여러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집값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이유는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해결되긴 커녕 매년 심해지기만 하는 수도권 과밀화와, 투기세력, 그리고 실수요와 공급부족등 여러 복잡한 원인이 결합되어 일어나는 것 입니다.


정부는 그래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정책등 여러 대책을 새로 내놓아 지역균형발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정책은 이미 10여년도 전부터 보수, 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과업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안과 세종시 부터 시작해서 첫 신호탄이 올려진 이 정책은 그 뒤 많은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시켰습니다.


그런데도 지방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수도권 과밀화는 심해지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뭘까요? 그리고 그것이 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을 계속 상승시키는지 알아보는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지난 약 10여년간 세종시 부터 시작해서 의욕적으로 정부는 여러가지 공공기관들을 지방에 이전하고 지방의 공항, 철도 , 인프라등에 투자하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수십개의 규모있는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영남,호남,충청,강원 등의 지방에 분산되었고, 지방 인프라 개발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경기도 인구는 1248만명, 서울인구는 985만명으로 근 1000만명대 이며 인구의 절반은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통계청의 최근 인구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정책 및 지역개발 정책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2010년 49.2%에 비해 0.3%포인트 증가한 49.5%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전체 인구중 수도권 인구 비율은 2000년 46.3%, 2005년 48.2%, 2010년 49.2% 등으로 계속해서 늘고만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얼마나 미친 듯이 뛰었는지를 고려해보면 그렇게 집값이 뛰었음에도 도리어 사람이 증가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어릴때 지방에서 자랐던 사람입니다. 어떤식으로든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것은 공감합니다. 그러나 통계를 봐도 알 수 있듯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이 과연 지방을 살리는데 도움이 정말 되고있는진 의문입니다.

2.왜 많은 이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나?,한바구니에 담긴 계란의 메리트 


글의 소제목을 써놓고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당연한 질문 같습니다. 한국은 아무래도 중요한 모든 공공기관, 및 정부부처부터, 문화시설, 각종 사회 인프라가 서울에 너무 몰려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누리기위해, 혹은 이용하기 위해 서울에서 거주하길 희망합니다. 생각이 다른분들도 계실진 모르지만 저는 그렇기에 기관의 지방이전이 지방을 살린다는 것에 좀 회의적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 인프라를 누리고싶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이유는 이것이 일정한 지역대에 집중되어있고, 하나의 생활권역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우리가 어린시절 합체로보트를 갖고 놀때 로보트의 한부분만 좋아한 것이 아니라 각부분이 모두 합쳐졌을 때 좋아했던 것과 같습니다. 이걸 억지로 분리시켜서 여기저기로 나눈다면 과연 그 로보트가 분리되어 날아간 곳에 메리트가 커질까요?


현재 서울이 갖고 있는 각종 문화시설과 인프라는 다른 서울의 요소들과 분리되어서 매력을 갖는 것이 아닌 합쳐져 있기에 매력을 갖는 것 입니다. 서울의 경제력과 인프라, 밀집된 인구의 구매력, 생활권역이 합쳐졌기에 그런 인프라와 메리트를 만들 수 있는 것 입니다.


이것은 제가 3.에서 지적하는 문제와 맞물려서 더 큰 문제의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3.지방 살리기는 교육과 산업이 핵심-청년들은 왜 서울을 선호하는가? 




얼마전 대구신문의 보도에서도 나왔듯 지방의 주요 거점도시인 대구에선 요즘 인구유출이 심각합니다. 매년 약 5600여명의 대구청년들이 지난 10년간 대구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갔다고 합니다.


한때 서울과 더불어 제2의 도시로 호평받던 부산은 10년전 400만의 인구는 어디로 가고 현재는 340만선이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방이 무너져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서울에 밀집된 교육인프라와 지방거점도시의 산업몰락 입니다.


취업을 예로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청년들 사이에선 공무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좋은 공무원 학원과, 소위말하는 명강사, 공무원 면접 스터디를 구할 인프라는 지방보다 서울의 몇몇 학원가에 몰려있습니다.


공무원 뿐만 아닙니다. 언론고시를 지망하는 기자지망 대학생들, 그외에도 각종 대기업, 공공기관 취업 등 소위말하는 '질좋은 일자리'를 구하고자하는 청년의 욕망을 꺾을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질좋은 일자리에 들어가는 교육을 받는 중요한 교육인프라가 대부분 서울에 몰려있다는 것 입니다.


이는 단지 취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학만해도 현재 한국은 명문대가 서울에 대부분 집중되어있고, 과거와 달리 지방의 공동화현상으로 지방국립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게 되자, 지방의 주요인재들의 서울쏠림이 심각해진지 15년도 넘었습니다.


이렇게 서울에서 교육인프라를 누리고자하고, 대학을 마친 청년들은 또 다시 수도권에서 직장을 갖고싶어합니다.


왜일까요? 단지 서울이 메리트가 있어서? 사실 지방출신의 청년들에게 서울과 수도권의 높은 집값은 좌절 그자체입니다. 이들에겐 자신들의 원래 고향이 어느정도 살만하다면 서울에서 살 메리트가 전혀 없습니다.


20년전 만해도 지방의 청년들이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고향에 돌아가 고향의 기업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하는 경우가 적지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샌 이런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왜일까요? 과거 그래도 각 도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해주던 지방의 거점도시들이 2010년대에 들면서 심각하게 산업이 무너져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몇 도시를 예로들어볼까요? 한국의 주력산업인 조선을 지탱하는 한국의 젖줄과도 같은 도시인 부산,울산, 경남 소위말하는 부울경의 근황입니다.


이점을 잘 설명한 아시아뉴스통신의 기사 입니다.


http://www.anewsa.com/detail.php?number=1159214&thread=10r03


몇년전부터 시작된 역대급 조선업 한파로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조선업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던 지역의 소상공인들의 상업과 삶의 터전도 크게 위협받고 있지요.


호남의 경우는 가장 근래에 GM군산공장 폐쇄사건이 있었습니다.


한때 전자산업의 메카였던 구미는 LG와 삼성이 공장을 해외로 점점 이전하면서 심각하게 지역경기를 위협받고 있고, 인접도시 대구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 관련 기사입니다.


http://www.dk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52216 


쉽게 말해 지방을 떠받치고 있었던 산업이 멸망해 가는 수준이라는 것 입니다.


힘겹게 서울살이를 마치고 그간 배운 지식과 능력으로 다시 지방에 돌아가 기여하고 싶어도, 많은 지방출신 수도권 청년들은 지역의 고단한 상황을 보면서 이내 단념해버리고 맙니다.




4.모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지인 K의 경험담


얼마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내려가 3년째 살고 있는 지인 K를 만나러 갔습니다. 혹여 특정 지방에 대한 비판이 될까봐 조심스러워 어디라고 쓰진 못하겠습니다. 전 그분들의 삶도 존중하니까요.


참 황당했습니다. 혁신도시로 지정된지 수년이 넘었지만 온 곳이 허허벌판이었고, 오후 9시가 되기전에 닫는 상가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열리는 곳이라고는 편의점 뿐이었죠.


K는 이것의 맹점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아니 기관 몇개만 달랑내려오면 뭘해 지역경제를 받치는 산업이 없으니, 사람도 없고, 산업도 없고 사람도 없으니 돈이 안돌고 살판난건 솔직히 여기에 땅사뒀던 몇몇 땅부자들 뿐이지."


"물론 우리 직원들 식당이용이나 지출덕에 먹고사는 지역 소상공인분들 생각하면 아예 의미가 없다고 할순 없겠지만, 이런식으로 지방살리기를 한다고 정말 지방이 살아날까 싶어. 여긴 3년째 이모양이야."


"그래도 주말인데 사람이 너무없는걸?"


"주말만 되면 직원들이 잘갖춰진 주변 지방대도시로 여가를 떠나니 정작 주말되면 여긴 더 고요해지지.."


"영화를 보려해도 여기선 힘들어 별로 영화박스가 들어오질 않거든."


"너입장에서도 너가 극장운영하는데 인구도 별로없고, 주말만되면 다 다른도시로 나가버리는 곳에 영화를 많이 상영하겠어? 비용만 버리지" 


그저 저희의 허심탄회한 삼겹살 만찬(?)에 옆에서 웃프게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인아주머니의 애달픈 쓴웃음만 생각났습니다 ㅠ.ㅠ..


5.결론 


공공기관을 지방에 이전한다던가, 지방의 낡은 인프라를 개발한다던가 하는 정부의 노력은 존중합니다. 저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 좋은 취지를 갖고 추진하는 일이고 나름의 효과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주변에서 목격하고 많은 지방출신 수도권 서민들이 수도권과 지방을 겪고 주장하는건 그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결국 현재 수도권 과밀화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의 집값을 해결하기위해 지방을 살리려면 공공기관 몇개를 던져주는게 아니라 지방 거점도시의 산업몰락부터 막아야합니다.


지방의 산업이 살아야 돈이 돌고, 돈이 돌아야 자연히 교육,문화,사회 인프라가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세종시가 있습니다. 현재 세종시는 전국에서 몇안되게 출산률이 2.0이 넘고, 많은 인프라들이 잘갖추어져가고 많은 상업시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세종시는 애초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었고, 그 도시의 주요산업(?) 자체가 그래도 안정적인 수입이 들어오는 공무원들로 구성되어있고 거기서 돈이 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국의 모든 도시를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해 세종시처럼 만들 수는 없습니다. 


경남권은 조선, 경북권은 전자, 호남권은 화학단지, 해운업 등 원래 갖고 있던 지방전통산업들이 더 이상 몰락하지 않도록 산업지원을 늘리고


그 산업속에서 지방의 청년들이 지방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보조하는 좋은 제도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 더이상의 수도권 과밀화와 서울집값 폭등을 막는 길입니다.


제가 보기에 몰락해가는 지방산업이 해결될 기미가 없는 현재대로 간다면 앞으로도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미래가 오지 않도록 좋은 정책들이 나오길 바라면서 정부 관료분들의 지혜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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