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러의 스마트한 세상사 :)!!

일본 경제가 갈라파고스 현상을 겪는 이유 5가지 

비즈니스에서 '갈라파고스 현상'이란 어떤 서비스나 기술이 국제적인 트렌드에 맞지 않고, 한 지역이나 국가에서 독자적으로만 발전해,

 

세계적인 차원에선 고립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육지로부터 분리돼 진화의 방향이 달라졌던 갈라파고스 제도의 일화에서 유래한 용어죠.

 

특히 일본의 경우 80년대 세계 경제 2위를 다투던 리즈시절, 각종 산업분야에서 이런 경향을 보여 잃어버린 10년 현상을 겪었단 평가를 받습니다.

 

컴퓨터, 제조업, 문화산업을 비롯해 일본 경제가 갈라파고스 현상을 겪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그 점을 소개하는 포스팅입니다.

 

Key point

 

*일본의 튼튼한 내수시장은 역설적으로 국제적인 흐름을 맞출 필요가 없는 이유가 되었다.

 

*2000년대 이후 세계 경제가 IT 및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편되었으나, 일본은 여러 이유로 인터넷 보급이 늦었다.

 

*일본은 주류 선진국 중 고령화가 일찍 찾아온 편이다.

 

*일본의 지식층은 해외유학 비율이 낮은편이다.

 

*일본의 관료주의도 원인으로 꼽힌다.

1. 일본의 튼튼한 내수시장과 그 함정

일본 경제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튼튼한 내수시장입니다. 실제로 일본은 무역의존도가 15~2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제구조는 외부충격에 안전하고, 덜 민감하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기에 일본의 기업들은 외수보다 내수를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짤 수밖에 없습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수출산업이 중심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표준, 국제적인 규격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반면, 일본은 그럴 필요가 상대적으로 훨씬 덜했다는 겁니다.

 

이건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최근 제이팝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우리 같은 4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아무로 나미에를 비롯해 수많은 제이팝을 듣고 일본문화로 부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BTS를 필두로 케이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죠.

 

일본의 영화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때 일본은 미국의 스필버그 감독에게도 영감을 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을 비롯해 세계적인 거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명성에 비해 요샌 그런 소식이 뜸합니다. 왜 이럴까요?

 

일본의 아티스트들은 일본에서만 팔려도 엄청난 수입이 되고, 굳이 외국을 의식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래는 위키피디아의 음반시장 순위입니다. 여전히 일본은 세계 2위의 음반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C%A0%84_%EC%84%B8%EA%B3%84_%EC%9D%8C%EC%95%85%EC%8B%9C%EC%9E%A5_%EC%88%9C%EC%9C%84 

 

전 세계 음악시장 순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ko.wikipedia.org

영화산업 역시 사정은 비슷합니다. 일본은 여전히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영화시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세계인'의 입맛을 맞추기보단, 자국에서 안정적으로 잘 팔리는 영화가 맞는 겁니다.

 

물론 최근 <스즈메의 문단속> <슬램덩크> 극장판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문화 산업전반의 갈라파고스화는 일본의 영화, 예술인들도 인정하는 큰 위기입니다. 

 

일본의 명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일본 영화산업의 폐쇄성 문제를 지적했죠.

2. 일본의 인터넷 보급 문제

(사진=unsplash)

 

일본은 섬나라라는 자연환경과 지진이 잦은 문제로 초고속 인터넷의 설치 및 보급이 늦은 편이었습니다.

 

요새는 많이 좋아졌습니다만, 일본에 왕래가 있었던 분들은 기억할 겁니다. 일본의 인터넷 속도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참 처참했죠.

 

그런데 이건 일본의 잘못이라기 보단 특유의 환경에 기인합니다.

 

지진이 잦고, 사람이 사는 유인도가 수천 곳이 넘는 일본의 환경상 우리나라처럼 빠르게 인터넷을 대중화시키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여전히 팩스를 사용한다는 문제도 사실 이런 문제가 원인이었습니다.

 

문제는 2000년대 이후 세계경제가 IT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이런 흐름 속에서 일본 경제가 IT분야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3. 빠른 고령화와 잃어버린 트렌디함

어느 사회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신기술을 빨리 받아들이고, 사회에 적용합니다.

 

일본은 전체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이며, 이런 노령화가 우리보다 일찍 찾아왔습니다.

 

사람은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을 찾는 편이죠. 일본의 갈라파고스화와 노령화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11356481

 

'노인대국' 치닫는 韓 2030년 日 넘어선다

'노인대국' 치닫는 韓 2030년 日 넘어선다, 줄어드는 인구, 소멸하는 한국 日보다 더 빨리 늙어가는 韓 3년 뒤엔 '초고령 사회' 진입 8년 뒤엔 노령화지수 日 추월

www.hankyung.com

4. 일본의 낮은 해외유학 비율

일본의 대학생들은 한국/중국에 비해 서구권 유학비율이 낮습니다.

 

사실 과거 일본대학들은 세계대학랭킹에서도 높은 편이었고, 자국 학문이 잘 발달해 굳이 해외를 찾을 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국 대학생들은 자국 대학원에 진학해 실력을 쌓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지식은 해외와의 교류에서 많이 나온다는 겁니다.

 

일본의 해외유학 기피성향은 아래와 같은 기사로도 소개된 적이 있죠.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1905311722001

 

"해외유학 가고 싶다"...한국이 일본 2배

7개국 최고 65%...일본은 최저 32% 한국의 젊은 세대 가운데 해외 유학을 희망하는 비율이 일본...

www.khan.co.kr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지식층이 그 사회의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소개하는 교두보가 됩니다. 

 

최근 일본 문부성도 이런 문제점을 깨닫고, 자국 학생들의 해외유학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긴 합니다만, 아직 갈길이 멉니다.

5. 일본의 고질적인 관료주의

일본의 고질적인 관료주의 역시 일본의 갈라파고스화를 가속화했다는 일본 지식인들의 비판이 있습니다.

 

사실 일본의 관료주의는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금같이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선 더 문제가 될 수밖에 없죠.

 

끝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이 포스팅은 일본이 이래서 못났다 식의 국뽕 서술이 아닙니다.

 

일본은 이런 갈라파고스화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내수시장, 다시 회복되는 출산율, 여전히 세계에서 3번째의 경제대국이란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급격한 고령화 문제, 대학원 진학이 낮아지는 문제, 갈라파고스화 문제는 서서히 한국도 보이는 현상이라 우리나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사례를 보고 우리도 비슷한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적어보았습니다.

 

노령화 문제나, 관료주의는 우리도 일본 못지않게 심하거나, 심해질 것이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단히 혁신하는 것 만이 미래를 여는 지름길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블로그의 포스팅을 퍼가실 땐 출처를 남겨주세요.

반응형

이 글을 공유합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